씨 앗  
  
열매를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주신 것은 달랑 씨앗 몇 개... 
내게 필요한 것은 열매였습니다. 
나는 너무나 몸과 마음이 가난했고 급했기에, 
나는 그를 위해 줄 물도, 그를 키울 시간도, 
그를 보듬어 줄 정성의 사랑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 씨앗을 던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열매를 달라고... 
이번에는 울면서 매달리며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은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원망의 마음담고 그 분을 등돌리던 순간, 
나는 보았습니다. 
나를 커다랗게 그늘지며 서 있던 나무... 
그 나무에 달려있는 열매들... 
그 분이 주신 씨앗은, 
그저 내 마음속에 심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이 물을 주시고, 그 분이 햇빛의 영양분을 주시고, 
그 분이 사랑으로 기르시기에, 
그저 믿고 의지하며 심기만 하면 열매맺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조급함에 의해, 이미 다른 곳에서 자라버린 그 나무... 
한없이 바라보며 울고만 있습니다. 

- 작은 예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