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다는 것



주님의 제자들은 주님을 따르기 위해 정든 고향, 배와 그물, 가정까지 떠났다. 

어느 날 주님과 부자청년과의 이야기를 들은 베드로 사도는 

주님께 제자들이 모든 것을 버린 사실을 이야기한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베드로가 직선적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대가가 무엇인지를 주저없이 묻는 것으로 나타난다. 

공관복음 저자는 그 대가가 영원한 생명이라는 데에 공통적으로 일치한다. 

그런데 그 외에는 서로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 

마태오는 새 세상에서 열두 지파를 심판할 위치로, 

루가는 여러 갑절의 상으로, 

마르코는 백 배의 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렇지만 제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상을 받는다는 설명은 

복음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마르코는 현세에서 박해도 받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제자들은 주님의 길을 함께 가도록 특별히 초대를 받았다. 

그 자체가 세상의 가치와는 비교될 수 없는 축복이며 대가인 것이다. 

처음부터 제자들이 주님 초대의 뜻을 깨달은 것은 아니었다. 

주님은 초보에서 원숙한 단계로 제자들을 이끌어주시며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를 만들어주신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 줄도 또 어떻게 주님의 초대에 응해야 할 줄도 모르던 제자들은 

현실에서의 보상이라는 차원을 넘어선다. 

그렇게 해서 제자들은 그들의 소명을 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버림으로써 주님과 일치하는 것이다. 



[정인준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