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20(월)

인생의 길은 오직 하늘의 명(命)에 있다   인생의 길은 오직 하늘의 명(命)에 있다   보아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이 너희 눈앞에 펼쳐져 있다. 들어가서 저 땅을 차지하여라.”(신명 1,8) 약속의 땅 앞에서 모세는 백성에게 설교를 한다. 지나온 세월이 눈에 선하다. 사십 년 전 시나이산의 하느님 말씀이 들려온다. 가서 가나안 땅을 차지하라는 명령이다. 여정의 목적이 여기에 있었다. 모세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며 이곳까지 왔다. 삶의 목적은 인생에 살아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 목적없는 삶은 방황이거나 제자리 걸음일 뿐이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목표를 정하고 살아가나 한 때 흔들리는 욕망의 방패일 경우가 많다. 인생의 세찬 소용돌이도 대단한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뜨거운 여름밤의 한바탕 추억일 뿐이다. 영원한 미래를 향한 삶이 아니면 모든 것이 부질없으니 인생만 짧다 탓할 일이 아니다. 갈 곳 없는 인생은 허무하고 방황하는 발길엔 절망만이 가득하다. 가는 길이 온전치 못한 때문이다. 인생의 길은 오직 하늘의 명(命)에 있다. 절망에 잠긴 인간의 모습은 우리이기도 하나 이스라엘에도 있었다. 가나안 땅을 향한 하느님의 명령은 곧 삶의 과제요, 명제였다. 이스라엘에 주어진 하늘의 명이었다. 약속의 땅이라는 목표안에 모든 소망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들의 삶과 발걸음은 분명 튼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믿음이 부족했다. 확신이 부족했다. 그들의 나약한 마음은 희망을 꺽고 용기를 꺽었다. 결국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오래토록 방황해야만 했다. 다행히 하느님의 은혜가 컸기에 지금에라도 약속의 땅을 보고 있는 것이다. 모세는 하느님의 자비에 감사했다. 믿음이 작았지만 약속의 땅이라는 영원한 삶의 목적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삶의 완성은 한순간의 다짐이나 마음가짐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항구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모두에게는 하늘이 준 약속의 땅이 있다. 거기에 이르는 구원의 길도 있다. 삶이 어렵다면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 때문이다. 방황의 시절을 보낼 수는 있다. 그러나 늦어서는 안된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약속의 땅 역시 그렇다. 인생은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단 한번의 부르심이기 때문이다. [전주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