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79 2013/7/4(목)

산비둘기   산비둘기  -J.콕토 두 마리 산비둘기가 정다운 마음으로 서로 사랑을 하였습니다. 그 나머지는 말하지 않으렵니다. .................................... 그대는 나의 일부 -릭 노먼 그대는 나의 일부 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부분 내가 바라고 소망하는 것은 단 하나 그대 없이 살아가지 않게 해 달라는 것 당신을 사랑합니다. .............................................. 기도의 창 나는 기쁨이란 단어를 무척 사랑한다. 어린시절부터 세상 모든 것들이 나에겐 다 신기하게 여겨져 행복했고 놀라운 것들이 하도 많아 삶이 지루하지 않았다. 나의 남은 날들을 기쁨으로 물들여야지 하고 새롭게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마음의 창에 기쁨의 종을 달자. 사랑하는 이들을 기쁨으로 불러모으자. 슬픈 이들, 아픈 이들, 우울한 이들, 괴로운 이들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기쁨을 발견하도록 돕는 기쁨천사가 될 순 없을까? 어쩌면 기쁨은 우리가 노력해서 구해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고 사는 것 같다. 욕심을 조금만 줄이고 이기심을 조금만 버려도 기쁠 수 있다. 자만에 빠지지 말고 조금만 더 겸손하면 기쁠 수 있다. 남이 눈치채지 못하는 교만이나 허영심이 싹틀 때 얼른 기도의 물에 마음을 담그면 기쁠 수 있다. -「기쁨이 열리는 창」中에서 - .................. 절대 고독으로서의 삶  - 박제천 시인의 시 “고독” 고독 孤獨 꿈의 야마천夜魔天에서 떨어지리라 땀에 찬 몸뚱어리는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리리라 나의 얼굴이 꿈에 보이는 자에겐 황폐를 주리라 떨어져 죽은 자리엔 햇빛도 못 들리고 적막한 구중의 추위만이 나의 혼을 사랑하리라 몇 번이고 나는 죽으리라 꿈이나 생시나 1천년 전으로 돌아가서도 나는 죽으리라 죽은 이름을 부르는 자에겐 잠 속에서도 가윗날처럼 달려들리라 여름날이 마른번개로 피를 말려 버리리라 겨울날의 우레로 두개골을 부수어 버리리라. ............................ 박제천/ 언젠가 꿈을 꿀 수 있으리 / 제5시집 [어둠보다 멀리] 나는 두 번이나 이혼했어요 세번째 여자를 찾고 있지요 같은 검둥이끼리가 좋아요 와인은 달콤한 걸 좋아해요 그러나 지금은 꿈을 꿀 시간조차 없어요 코카콜라를 마시다가 문득 아메리카며 남아프리카를 말하면서 너는 갑자기 투사가 된다 너는 울부짖고 너는 외친다 너의 목소리는 마치 북소리와 같아진다 제임스 매슈, 그로부터 네가 시를 읽을 때마다 나는 북소리를 듣는다 그렇구나 샌프란시스코 39번 부두거리 광장에서 너의 북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햇빛 속에 쭈그리고 앉아 북을 치는 소년 북군 모자를 비뚜룸히 쓴 검둥이 소년의 북소리에서 너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발밑에 던져지는 흰둥이들의 동전을 아랑곳없이 북을 치는 소년의 눈 속에서 너의 눈빛을 본 적이 있다 아침은 비어로 목을 축이면 그만이지요 점심과 저녁은 와인으로 때우고요 너를 볼 적마다 나는 술을 마시고 싶어진다 내 가슴 속에서 들려오는 북소리를 듣게 된다 돌아가리라 너는 남아프리카로 흰둥이들을 몰아내러 술을 마시며 돌아가리라 너는 그러나 언젠가 너는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거다 그 꿈 속에서 우리 다시 만나 와인을 나누자꾸나. ........................... 박제천/ 고백告白/ 제5시집 [어둠보다 멀리] 비를 만나서 나의 즐거움과 기다림을 고백하고 싶다 한 방울 혹은 두 방울 그 정도에 그치는 빗소리에도 몸을 떨면서 내 생애를 비로 바꾸고 싶다 죽은 시계의 유리알을 벗기고 거기 누워있는 시간의 손과 발을 붙들어 세우고 기다리다 못해 비에게 가는 나의 달려감을 기록하고 싶다 기다림과 만남의 기쁨과 괴로움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내 생애의 바깥에 서 있는 비를 만나서 나의 괴로움과 헤어짐을 고백하고 싶다 만남과 헤어짐의 그 뜻을 비에게 고백하고 싶다. ..................... / 사랑아/ 제5시집 [어둠보다 멀리] 알콜이 분해되어 피로 바뀌려면 얼마쯤 걸릴까 지금 내가 마시는 4홉 소주는 체내 온도를 1도쯤 상승시키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피우는 2갑 담배는 체내 온도를 1도쯤 하강시키는 것 같다 빨래처럼 이 살덩어리를 쥐어짜면 게서 흘러나오는 알콜은 2홉들이 소주병을 채울까 맑은 물에 헹궈 건조대에 올려 놓으면 게서 모락모락 피어오를 연기는 아지랑이 비슷할까 오장육부는 물론 눈짓 하나까지 소독된 채 문득 너를 부른다 사랑아 술에 찌든 너의 살 담배연기가 밴 너의 입김을 내게 주지 않으련. ....................... 박제천/ 별을 부르는 마음 / 제7시집 [너의 이름 나의 시] 해질 무렵 하늘을 바라보며 어서 나와라 어서 나와라 소리쳐 부르다보면 재잘재잘거리는 소리와 함께 별들이 하늘 가득히 나타납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마음을 다스려야지 거친 피와 뜨거운 살로 범벅이 된 마음에 찬물을 한 대접 들이켜고 정신을 차려야지 책력의 마지막 한 장에 대못을 박을까 대못이 숫자를 지나 벽을 파고든다해도 벽 저 너머의 별들에게까지 손을 뻗칠 수는 없을 거야 잘못 산 나날은 이미 지나가버렸어 시침을 거꾸로 돌리고 그 속으로 허청허청 걸어갈 수 있는 건 그림자 뿐이야 차라리 해질 무렵 별을 부르는 마음으로 새해를 부르며 우리 마음, 우리 피와 살을 다스려야지 우리 정신을 되찾아야지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건네오는 저 송년사의 주인공은.   12월 31일 밤 12시 나는 반드시 그를 찾아서 이 해의 내 보람과 기쁨 그 안의 슬픔과 아픔을 한꺼번에 들려주리라 그 다음 새해를 소리높여 부르리라.